프로젝트 아로새기 : 소록도의 20년 뒤를 바라보다.
1916년부터 시작된 소록도 한센인 격리 정책은 2020년 현재 약 104년째 지속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사를 거치며 한센인들은 사회와 격리되고, 인권유린의 고통 속에서도 삶을 지속해 나갔다. 2009년 소록대교의 개통 이후, 소록도는 개발의 바람 속에서 과거 우리 민족의 아픔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으며, 현재 소록도 한센인 평균 나이 77세로 이후 20년이 지나면 그들의 삶은 지워질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역사를 되새기고,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며, 상처 입은 땅을 치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 프로젝트 아로새기-는 소록도의 현황을 분석하여 올바른 범위의 보존 계획을 수립하고, 기존 소록도가 가진 특성을 활용하여 소록도 마스터플랜을 구상했고, 한센인 기념관 및 감염병 연구치료시설을 제안했다.
소록도에 대한 다방면의 조사 결과 소록도가 풍부한 역사적 가치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소록도의 역사를 품은 채 남아 있는 한센인들의 죽음 이후 역사적 가치는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 따라서 소록도의 역사와 인구, 자연환경과 마을, 도로, 건축물 및 문화재 등을 최대한 보존하며, 격리의 목적으로 사용되던 과거 소록도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존의 목적에 맞는 활용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소록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주는 마스터플랜을 구성했다.
먼저 각 마을의 형성과정에 따른 소록도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며, 동시에 자연환경을 통한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는 영역을 지정했다. 이후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여 몇 가지 거점을 지정하고, 거점 간의 연결을 통해 이동 동선 및 산책로 등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외부인 및 시설 이용자와 감염병 환자를 하나로 이어주는 공간을 형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이전 소록도에 잔재하던 분리된 한센인들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마지막으로, 소록대교를 통해 외부에서 소록도로 진입하였을 때 설계한 건물을 가장 먼저 접하도록 하여, 과거의 소록도와 한센인의 삶을 보여줌과 더불어 앞으로의 소록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과거의 기억은 소록도 한센인 기념관으로, 미래의 방향을 감염병 연구 및 치료시설로 제안하여 격리만을 유일한 감염병 대처 방법으로 여겼던 역사에서 벗어나 발전된 기술을 통한 복합적인 방향의 치유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격리의 섬에서 벗어나 치유의 섬으로의 소록도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