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가도(地獄架圖) / Jiokgado

C012074_4a0_00
C012074_4a0_01
C012074_4a0_02
C012074_4a0_03
C012074_4a0_04
C012074_4a0_05
C012074_4a0_06
C012074_4a0_07
DESCRIPTION

한국의 지극히 현실적인 디스토피아를 만든 작품.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는 동안 사람들은 모두 다른 이름의 책임 아래 많은 것을 희생하며 살고 있습니다. 매일 지옥철을 타고 死무실로 출근하는 풍경과 아침에는 커피를 마시고 밤에는 수면제를 먹는 사람. 이런 게 진짜 지옥이 아닐까요? <지옥가도>는 이러한 현실의 문제를 확대 투영한 공간들을 보여줌으로써 경각심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지옥가도는 민화 책가도에서 영감을 얻어서 지은 이름입니다. 책장 칸처럼 빽빽한 cell속에 한국의 지극히 현실적인 지옥의 공간을 표현해서 지옥가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 이면에 국민들은 끈임 없는 스트레스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 건강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개인, 가정, 사회 등 다양한 책임 아래에 사람들은 많은 것을 희생하고 습니다.

이런 문제 상황에 대해 보통의 건축 프로젝트에서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반대 방향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경향을 극대화하여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현대인들이 희생하며 겪는 문제들에 대한 공감과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K-dystopia를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콜라주입니다. 빽빽한 cell속에서 공간과 사람들의 행동이 잘 보이는 단면 콜라쥬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지옥 압축모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왼쪽 잠은행과 오른쪽 지옥의 서열이 보입니다. (현대인들이 희생하는 것에 대해 떠올리며 웹툰 이말년 씨리즈에 등장하는 잠은행이 생각났습니다. 잠은행이란 잠을 덜 자고 일을 더 하기 위해 잠을 대출하는 공간입니다. 현실에서도 밤을 새면서 일하고 공부하면서 시간도 가고 건강을 잃는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을 줄여보겠다는 사람의 시간과 건강을 빌미로 장사를 한다는 게 악질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잠은행을 공간이 주는 느낌과 목적이 대비되는 위선적인 곳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또 잠을 빌리러 와야만 하는 사람들이 힘들게 기어올라오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3D 모델은 세 면에서 순서 없이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윗면에는 지옥을 경험하는 평면들의 콜라주를 했고 옆면 에는 지옥가도의 사람들이 일하는 건물들의 입면 콜라쥬와 지옥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단면으로 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