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설계는 망원동에서 느낀 개인적인 감정에서 출발했다. 망원시장과 망리단길, 주민과 외부인, 노년층과 청년층 등등 두 성격의 요소들이 한 쌍을 이루며 대립하는 사이트라는 점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런 대립하는 요소들이 본인의 주민센터에서 분리되면서도 통합되는 모순되는 상태로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낸다면 기존의 주민센터와는 다른 새로운 성격의 주민센터가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우선 사이트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성격을 외향과 내향으로 구분하였고, 이를 건축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호”를 떠올리게 되었다. 한쪽으로 오므라든 호는 그 호를 만들어내는 중심을 향해 강한 방향성을 만들어낸다. 나는 이러한 방향성에 주목하였고, 대지에서 외향성과 내향성을 발생시키는 두 점을 중심으로 하는 호를 그린 다음, 이에 그대로 순응하는 매스들을 배치하였다.
두 매스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기에 둘을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 시점에서 두 공간을 단순히 분리하는 것이 아닌, 처음 사이트를 마주했을 때 들었던 아이디어, 즉 분리와 통합이 공존하는 상태가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s 자의 형상을 가진 매스로 나타나게 되었다.
s자 매스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두 매스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는 중성적인 공간이며, 경사 천장과 호에 순응하는 계단 같은 요소들에 의해 다른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유의 공간감을 가진 특색 있는 공간이다. 또한 s자 매스의 시작 지점은 약간의 경사를 가지기에 두 매스 사이의 작은 틈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곧 대지의 위 아래 도로를 이어주는 사잇길을 만들어낸다. 이 장소에는 대립되는 두 성격의 파동이 공명하는 순간이 담기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모순되는 두 요소 사이에서 다양한 관계들을 창출해 내며 더 높은 차원의 가치들을 만들어내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했다고 느끼며, 그런 목표를 건축적인 언어로 번역하는 다양한 과정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그 여러 겹의 과정을 타인과 공유하며 발전시켰던 경험은 나에게 소중한 자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