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구르기의 동작을 보면 규칙성과 리듬감이 느껴진다. 시선의 방향이 일정하게 시계방향으로 360도 회전하고, 다리나 팔의 움직임 등은 일정한 순서와 질서에 맞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패턴이 있는 동작이다. 그러나 다리가 구부러지는 정도와 목의 각도 등 동작 자체를 세밀하게 분석해보면 불규칙하게 변하는 면들을 관찰할 수 있다.
작품 ‘구름상자’ 에서 프레임을 랜덤하게 자를 때마다 그 단면이 각각 다른 도형을 마주하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보이는 동작에서 불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
리듬감이 느껴지는 프레임 속 도형의 면적은 다리가 구부러지는 정도를 나타낸다. 다리가 매 순간 어느 정도 구부러지는지 도출한 각도의 수치를 도형화시켜 만들었다. 면적의 크기는 불규칙적으로 변하지만 도형이 비정형적인 모양에서 마름모, 정사각형으로 순차적으로 변했다가 다시 비정형 도형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규칙성이 존재한다.
도형이 변하는 각도 또한 매우 무질서해보이지만 하나의 축을 기준으로 360도 회전하며 처음 도형과 마지막 도형이 정확히 일치하게 된다. 이는 구르는 동안 목의 변화가 매우 불규칙적이지만 움직이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규칙적인 프레임 속 도형의 나열이 복잡해 보이지만 그 틈 사이에서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규칙 속 불규칙, 그리고 불규칙 속 규칙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continual loop를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