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한지붕 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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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한지붕 스테이

 우리는 서울 소재의 학교를 다니며 서울의 수많은 도시 문제들을 다룬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한국의 범위에서 도시간의 관계를 들여다보았을 때 중소도시의 쇠퇴 문제는 자체적으로도 연쇄적 피해의 관점에서도 그 심각성이 아주 크다. 우리는 그러한 중소도시 중 통일신라시대의 도시격자가 남아있는 남원을 택하여 그 건축적 특색을 활용하여 웰-에이징(well-aging) 시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중소도시에서 두드러진 건축적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이 ‘천공 현상’이다. 신도심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구도심에서 사람들이 외곽으로 빠져나가 도시에 이가 빠지는 현상으로 사람들이 나간 자리는 대부분 별다른 비용 없이 만들 수 있는 주차장, 공터, 및 텃밭으로 전락한다. 이렇게 마이너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남아있는 건물들을 전략적으로 이동 및 이용하고 또 필요에 따라 신축하여 천공현상을 극복하고 어떠한 플러스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대상지는 남원의 구도심 경계에 해당하는 요천을 두고 춘향 테마파크를 바라보고 있다. 산등성이에 걸쳐 넓은 면적으로 펼쳐져 있는 테마파크는 그 크기에 비해 방문자 수가 많지는 않아 초라한 편이다. 이전세대의 춘향이와 몽룡이를 내세운 브랜딩도 젊은 관광객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어르신들이 계속 지킬 수 만은 없는 동네에서 활력을 되찾으려면 조금 더 그 동네와 밀접한 연관을 맺으며 이 곳에 머물려 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지역연계형 스테이가 필요해 보였다. 춘향이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닌, 그 마을을 지키는 어르신들과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대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한적한 요천을 따라 산책도 하고, 그러한 정취를 즐기러 반달 살기 혹은 워케이션을 하러 온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중소도시도 매력적일 수 있지 않을까.

 천공현상과 더불어 대도시와 같은 경제적 여유가 있지는 않기에 건축적으로도 중소도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도시의 격자를 만드는 블럭 외부 경계의 경우 최대한 많은 건물을 살려 도시 그리드를 유지하고, 내부는 블럭 내부 골목길을 살리면서도 경계건물 뒷면의 환풍기와 같은 요소를 가릴 수 있게 천공으로 빈 부분을 중정으로 사용한다. 만들어진 블럭개발 패턴을 따라 대부분의 스테이 건물은 신축을 하되 경제적 상황에 맞추어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하나의 큰 지붕으로 영역을 지정한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요공간이 들어와 완성될 수 있도록 하였다. 웰-에이징 남원과 함께 그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스테이가 되어 남원의 어르신들에게도 젊은 방문객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