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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밤섬 Bamseom

 밤섬은 한강의 섬들 중에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섬이다. 서강대교를 통해 강북과 여의도를 이어주고 있음에도 무인도라는 특징을 갖고있다. 일반 시민들에게 밤섬은 한강의 다른 섬들에 비해 그 크기나 위치가 무색하게 잘 인식이 되지 않아왔다. 선유도, 노들섬과 같이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접근방법도 없어 지난 무인도로 있던 시간들 동안 점차 사람들에게 잊혀진 것이다. 그 사이 밤섬은 서울이라는 과밀화 된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자체적인 생태계를 꾸려왔다. 이 거대한 매스를 다시금 도시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게 하고자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 람사르협약 & CEPA 프로그램 Ramsar Convention & CEPA Program

 밤섬은 68년 여의도개발을 위해 폭파된 이후 88년에 철새도래지로 지정되었으며 99년부터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분류된 후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해 왔다. 그렇게 방치된 밤섬은 원래의 돌섬 주변으로 고운 모래와 자갈이 퇴적되며 지난 50년간 그 크기를 스스로 복원해냈으며 여러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2012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람사르협약’은 자연자원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최초의 국제협약으로 모든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Wise Use)을 목표로 지방, 지역, 국가적 습지 보전 활동과 국제적 협조를 확대, 강화 하고 있다. 람사르협약에 의해 습지로 지정된 지역은 CEPA프로그램 진행에 대한 필요를 지닌다. CEPA프로그램이란 Communication, Education, Participation and Awareness 의 약자로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해 실천하는 인간”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현재 밤섬은 자연보호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연구와 한강의 쓰레기 및 새들의 분뇨 청소 목적 이외의 사람의 접근을 막고있다. 그러나 이 잘 조성된 원시적 환경을 보호만 하기보다, 여러 사람들에게 A.인식시키고 습지에 대해 E.교육시킴으로써 환경을 더 잘 이해, 보전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한 이는 방치된 자연의 C.P.관리도 용이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CEPA프로그램의 각 항목을 토대로 C.관리체계, 습지센터 E.교육센터, 전시공간 P.공원, 전망, 관찰 A.인식증진 을 목표로 두고 프로그램을 구성 및 배치 하였다.

 

– 갤러리 Galley, Grille louver

 갤러리의 어원을 살펴보자. [갤러리] 사원, 교회 등의 측랑 위층의 복도로, 이에 유래되어 실내의 대공간 주위에 둘러친 복도 부분으로 건물의 외부 바깥 벽체를 따라 돌린 회랑, 화랑, 미술품 진열소를 뜻하기도 한다. 건축에서는 극장의 최상층 좌석, 2층 외측의 복도, 베란다 등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전통적인 ‘갤러리’의 경우, 연속된 회랑들이 나열되어 전체적으로는 공간의 띠 형태를 띄고 있다. 비슷해 보이는 공간들일지라도 각 공간별로 내부 디자인, 용도가 다르고 동선에 따라 보이는 다양한 시선을 제공한다.
 이번 설계의 경우 전체적인 동선의 흐름이 상부의 다리로부터 시작하여 다시 다리로 올라오는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동선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야 하고, 때로는 막음, 뚫음, 꺾음을 통해 지루할 수 있는 동선에 재미와 다양한 시선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또한 ‘밤섬 생태 전망대’ 로써 밤섬의 다양한 장면을 최대한 가까이서 전망할 수 있기를 바랬고,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위치에서 보이는 여러 풍경들을 마치 ‘미술품’과 같이 바라보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 기생 Paracitism

 밤섬은 도시의 개발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그 후 약 50년간 자연적인 퇴적활동이 발생하며 그 몸집을 복구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라나고 있다. 동시에 도시의 맥락과 동떨어져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컨텐츠로 자리잡고있다. 이로서 갖게 되는 다양한 자연적 연구 및 보존 가치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에 밤섬을 관찰하고 향유하기 위한 건축물이 기존 밤섬의 생태계나 주변 수류를 해치거나 방해하는 것은 기피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최대한 밤섬에 물리적인 접촉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써 1. 대교 하부 공중에 매스를 매다는 방법과 2. 기존 대교 기둥의 기단부에 지지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에 밤섬의 아랫섬을 가로지르는 파괴적인 도시구조물에 기생하는 형태를 띄어 생태계가 받아들이기에 그 위화감을 최소화 하였다.)
 150개의 열주 중에 밤섬의 ‘자라나는 생태계’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으며 인공물이 인공적이지 않도록 ‘기존’의 인공적인 것에 새로운 ‘인공물’을 붙이는 방법을 적용하여 사이트와 매스를 설정하였다.

 

– 관계와 시선 Relationship with View

 건축물은 다양한 대상과 관계를 갖는다. 이 설계의 경우에는 『사람』, 『도시』, 『자연(밤섬)』, 『새』 를 그 대상으로 하여 여러 의미를 지닌다. [사람] : 밤섬을 인식, 체험을 가능케하며 그것을 촉진 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 [도시] : 서울에서 유일하게 도시적 코드를 갖고 있지 않은 곳에 ‘일부’ 인공성을 더해 도시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 [자연(밤섬)] : 주변을 둘러싼 도로, 한강, 건물들에 가려져 있는 밤섬의 ‘자연적 코드’를 나타내며 ‘상징성’을 갖도록 한다. [새] : 밤섬은 특수한 상황이므로 철새의 기착지와 휴식지로서 장소를 방해 받지 않도록 하고 대교와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완충’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주체들과 관계는 여러 시선 또한 이끌어내게 된다. 이 건축물이 생김으로써 강 양쪽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배경이 변화할 것이고 사람들에게는 구조물에 대한 ‘궁금증’이 밤섬에 대한 ‘인식’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한다. 새들의 시선에서는 다른 어떤 거대한 ‘동물’로 보이지 않도록 하여 밤섬을 조망하고 접근함에 있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였다.
 이 설계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보행자’는 밤섬을 조망하고 건물을 느낌에 있어 일반적인 도시 속의 건물과는 다른 경험을 주기 위해 다양한 단면 구성을 반영하였고 동선을 꺾음에 있어 매번 같은 장면이 아닌 그 포인트에서만 볼 수 있는 시선을 경험하도록 유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