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와 사색思索

DESCRIPTION

르 코르뷔지에의 작은 집(une petite maison)은 넓지 않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큰 호흡의 동선을 밟게 하여 동선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느끼게 하고 환경이 달라짐을 느끼게 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공간이 그리 좁지 않도록 느끼게 한다. 또 이 동선의 특징으로 한 동선을 밟을 때 모든 실을 거칠 수 있도록 한 점이 있다. 그 점을 주목하여 이번 1인주택 설계에 반영하였다.

이 작품의 주된 동선은 제한된 면적의 평면상에서 가장 길게 표현하고 싶었기에 시작점과 끝점이 만나는 형태로 하였다. 그리고 이 동선이 주방과 거실, 침실, 드레스룸, 화장실 모두를 거쳐갈 수 있도록 실들을 배치하였으며 동선이 꺾이는 부분은 시각적으로 불쾌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창문이나 그림 등을 배치하였다. 순환의 기준은 중정으로, 중정이 이 집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 집은 거실과 주방 침실 화장실의 레벨이 모두 다르다. 의도적으로 단차를 두어 공간을 분리하였으며, 순환형 동선을 밟는 중 레벨의 변화를 자각하면 그것이 실(室)이 변화했음을 알게 함으로써, 이 또한 동선의 지루함을 덜기 위한 장치 중 하나이다. 낮은 레벨일수록 퍼블릭한 공간으로, 레벨이 높아질수록 점점 프라이빗한 공간이 되는 방식으로 설계하였다. 구체적 순서로는 거실-주방-화장실&드레스룸-침실 순으로 퍼블릭 공간에서 프라이빗 공간이 된다.

이 집은 특히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 이용하기에 좋을 것이다. 긴 동선을 밟으며 공간이 변화하고, 그 변화한 공간에서 번뜩이는 영감을 얻기를 기대할 수 있다. 집 안의 공간들이 그저 단조롭게 획일적이지 않게 구성함으로 여러가지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도록 하였다. 창작이나 철학적 사유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