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고등학교 부지의 지역적 현황
서울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도봉1동은 사방이 자연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마을이다. 다만 노후화된 빌라촌 주거단지와 부족한 문화시설, 건너편으로의 보행 이동을 가로막는 큰길과 1호선 철길이 주변 지역과의 단절을 촉진 시킬 뿐이다.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여 노인들에게 남겨진 이 허름한 동네는 인구밀도 감소와 등산객 위주의 치우친 상권으로 더욱더 고립되어가고 있다. 도봉고등학교가 서울의 첫 번째 고등학교 폐교 대상으로 예정되면서 도봉1동은 마을에 젊은 활기를 가져다주던 불씨 같은 공간마저 상실하게 되었다.
비일상적 공간을 통한 시민들의 휴식처
이 마을에 필요한 것은 회복과 재생이며 이것을 위해 도봉동은 외부인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현대인의 특징으로 보아 그들은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며 트렌드에 집중한다. 눈이 즐겁고 분위기가 편안하며, 친구, 가족들 또는 혼자서도 방문하여 비일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에 매력을 느낀다. 이에 도봉고등학교 폐교부지에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휴식처가 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제안하고자 한다. 서울 외곽에 쉽게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자연과 가까운 한적한 마을에, 회화 작품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공간이 시민들의 힐링을 보장하는 문화거점공간으로써 작동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공간 기획 및 디자인 컨셉
방문객들의 시각적, 정신적 흥미와 안정을 위해 전시, 관람, 사색, 시청, 독서 명상 등의 행위를 담은 시설들을 기획하여 배치했다. 미술관, 공연장, 그리고 도서관이 작은 숲과 함께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형태적으로 무거움과 가벼움을 적절히 조합하여 안정적 비례감을 형성하는 기하학적 디자인에 포커싱했으며, 학교 운동장을 활용한 내부 광장과 각 매스를 관통하는 브릿지가 내외부의 경계를 흐리고 각 프로그램들을 연결하는 건축적 장치로써 기능하도록 했다. 곳곳의 공간적 요소들이 자연과 호흡하며 현대인들에게 체험적 공간으로써 인식되고, 나아가 지역의 ‘문화 스퀘어’로써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