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부터 1960년대 도심에 등장하기 시작한 ‘도시한옥’ 은 대형 필지를 분할하거나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진행된 뒤 새로 만들어진 주거지에 집단적으로 건설된 한옥이다. 경동시장에도 1940년 3월,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실시되면서 격자형의 정형화된 필지에 도시형 한옥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경동시장내 도시형 한옥은 대부분 50㎡에서 300㎡이내의 중소 규모이며, 도로에 면하여 입지해있다. 모든 한옥은 단층 건물이며, 다수가 상업용과 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대상지는 시장 외곽에 위치하여 현재 대부분이 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재래시장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지역으로 보전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불러옴과 동시에 한옥의 특징을 장점으로 살리는 수평적 마을호텔을 계획하고자 한다.
수평적 마을호텔이란 도시재생 방법론 중 하나로, 노후화되거나 쇠락한 주거시설을 호텔화하는 재생활동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현재 대상지가 모두 단층한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과 경동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마을호텔을 구상하게 되었다. 하나의 건물 안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집적된 ‘수직적 호텔’과 달리 호텔에 필요한 기능들이 마을 안의 여러 건물과 장소에 분산되고 연결된 ‘수평적 마을호텔’을 통해 일상의 활기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옥은 기본적으로 현대인의 생활 양식과 맞지 않는다.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의 형태도 변한 현대사회에서 맹목적으로 전통건축으로 회귀하는 것은 오히려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기존의 한옥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도 현대인의 생활양식과 다양성을 품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한옥의 일부를 삭제하고 현대건축의 공간을 삽입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이 공간을 구획이 흐릿한 재료로 마감하고 공유 거실로 두어 소통과 연결의 공간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뚜렷한 두 공간의 대비를 통해 사용자가 전통적인 측면과 현대적인 측면을 동시에 경험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