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즈음은 봉산탈춤에 대해서 들어도 보고 배워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동작의 이름을 세세히 기억하는 이는 매우 적다. 동작을 연구하면서 나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억에도 동작의 이름을 남기는 설계를 하고 싶었고 이러한 이유로 봉산탈춤의 ‘연풍대 발 사위’라는 동작을 주제로 선정했다. 동작을 분석하면서 직선이 이루는 곡선, 동작의 커다란 움직임에 비해 높은 안정성, 흐름이 뻗어 나오는 중심축, 이 세 가지의 특징이 모형에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첫번째로 인체의 팔, 다리와 같은 각각의 부분은 모두 직선이지만 탈춤동작을 했을 때 인체는 전체적으로 곡선의 형태를 그리며 움직인다. 이를 반영한 모형은 크게 상체와 하체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두 부분을 구성하는 도형은 각각 사각뿔과 삼각기둥으로, 모두 직선으로 구성되어 있는 도형이지만 이들을 모두 합하여 최종 모형을 구성하였을 때는 전체가 곡선의 형태를 이루게 된다.
다음으로 탈춤은 팔을 공중에 휘두르고 각 발을 번갈아 띄워가며 뜀박질하지만, 탈춤의 동작은 비틀거림이 전혀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이 두번째 특징은 실과 세번째 특징인 나무 막대 중심축을 활용하여 모형에 반영하였다. 상체와 하체를 이루는 도형들을 중심축과 실로 연결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이고 위와 아래로 구분되어 있지만 두 부분이 하나의 몸체, 즉 나무 막대를 중심축으로 회전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