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 도심농업센터

DESCRIPTION

 학교는 구조적으로 주변 가로와의 단절을 필요로 한다. 학교로서 작동할 때는 학생의 보호 차원 때문이라도 외부인의 출입은 금하며 담장으로 둘러 쌓여있는 학교라는 공간은 거대한 도심 공간에서 사람의 접근을 막는 거대한 호수가 되어버린다. 행당동 부지 덕수고등학교도 한양대학교와 중랑천 왕십리역과 아파트 단지라는 거대한 도시적 블럭사이에 끼어있는 거대한 호수이다. 35000제곱미터의 거대한 공간은 남쪽의 행당중학교와 위쪽의 원룸촌과 함께 작동하여 외부인이 접근하지 않는 거대한 블럭을 형성하였고 이러한 특성에 의해 한양대학교 상권과 젊음의 거리는 부지 옆 살곶이길까지 확장되지 못하여 중랑천과 공원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끊겨 버려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 상황에서 만약 덕수고등학교가 폐교됨에 따라 새로운 공간으로 재 탄생하게 된다면 이 부지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역할을 무엇일까? 한양대학교와 왕십리역, 아파트 단지들과 중랑천을 갈라버리고 있는 이 부지를 기존의 학교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갈라져버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를 위해 맨 처음으로는 한양대역에 집중하였다. 왕십리역과 달리 한양대역의 주 사용 층은 한양대학교 학생들이다. 역 자체가 한양대 내부에 위치한 것도 크지만 역에서 나올 경우 육교를 제외하고는 7차선의 왕십리로에 의해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나버린다. 육교를 건너오더라도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은 몇 개의 음식점 그리고 학교 정도이다. 이 한양대역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교 내 이용자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 육교를 직접적으로 건물과 연동하여 역에서 사람들을 끌어들여 살곶이길까지 운반하고 살곶이길에서도 한양대역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뚫어 주는 것에 주목하였다.

 사람들을 끌어 들였다면 그다음은 프로그램이다. 길을 만들었지만 그 길에 아무것도 없으면 사람은 다니지 않는다. 여기서 부지 옆에 있는 무지개 텃밭에 주목하였다. 현재 무지개 텃밭은 높은 경쟁률 속에서 주민들이 분양 운영하는 텃밭이다. 앞으로 성동도시계발계획에 의해 사라질 운명인데 이 기능을 강화해서 부지 속으로 들여 오면 어떨까 생각했다. 도심 속 농업, 어반 파밍은 지속적으로 도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농업 형태이다. 특히 식량 자급율이 낮은 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국가적 차원에서 도시계획적으로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도 지하철 공간을 사용하여 이러한 어반파밍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서울에서 어반파밍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연구하는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생산되는 1차, 2차 생산물을 소비 판매 체험할 수 있는 종합적인 센터가 존재한다면 도시 농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여 결정적으로 행당동 덕수고 부지에 도심농업센터를 구획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