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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울은 인구밀도가 높아 집 지을 땅이 부족하고 비싸다. 지하를 파는 비용보다 땅 값이 더욱 비싸다면 연면적의 제한을 받지 않는 지하를 이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서울은 산지로 둘러 쌓여 있어 토사를 막기 위한 옹벽이 많다. 도시에서도 학교나 아파트의 옹벽을 찾아볼 수 있다. 구조적인 이유를 제외하면 옹벽은 시야를 가로막는 벽일 뿐이다. 지하의 장점을 이용하여 더 이상 벽이 아닌 하나의 건축 유형으로써 작용하여 도시의 다양한 얼굴로 변모할 수 있다.

사이트는 용산구 후암동 끝자락에 위치한 후암초등학교 옹벽이다. 상부엔 남산 둘레길과 버스정류장이 있어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대편 경사지는 주거지로, 10미터의 옹벽의 상하부가 서로 등진 형태를 하고 있어 사이트가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막혀 있고 어둡던 옹벽을 도시에서 새로운 역할을 하는 옹벽으로 변화시켰다.

방법으로는 첫번째, 투명함이다. 자연감시가 되도록, 옹벽이 투명하게 열려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번째는 적극적으로 빛을 이용하는 것이다. 옹벽을 팔수록 내밀한 공간이 생기며 빛이 닿지 않는 공간이 된다. 따라서 운동장에서 활동하는 공간을 피해 빛기둥을 뚫어 채광을 안쪽까지 들였다. 두가지를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답사를 하며 후암동 주민들의 삶과 동네의 정취를 담은 사랑방이 필요함을 느꼈다. 카페에 글, 그림, 시, 조형물 등을 전시해 소통의 장소로써 작동한다. (여기서 주체는 주민, 객체는 주민과 외부인 모두이다) 빛기둥의 각도로 프로그램의 성격을 강조했는데, 도로와 접한 갤러리카페는 기울어진 각도로 빛기둥이 퍼지게 들어옴으로써 개방적이고 활발한 성격을 살렸다. 반면 내밀한 갤러리는 감상에 초점을 맞춰서 선큰으로 은은한 빛을 들여왔다. 폐쇄적인 곳으로 선큰 하부에 목욕탕을 배치해 둘레길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까운 목욕탕에 들러가도록 했다. 은은한 빛기둥이 들어와 목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층에 피트니스센터가 있는데 액티브한 카페와 같은 빛기둥을 공유하고 보이드 중심으로 존을 배치했다. 또한 학교 옹벽인만큼 돌봄교실이 있어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학부모들은 도로변에서 접근이 쉽도록 했다.

이렇게 수직, 수평으로 빛기둥을 뚫을 수 있는 위치를 먼저 파악하고 적합한 프로그램을 배치하였다. 같은 층에 있어도 내밀한 곳에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이 배치될 수 있고, 다른 층, 다른 프로그램이어도 같은 빛기둥을 공유하며 새로운 타입의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더 이상 후미진 옹벽이 아니라 동네에서 새로운 역할을 하는 투명하고 밝은 장소로 탈바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