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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Underground Urban Sequence

1980년, 88올림픽의 진앙지로서 서울이 선정된 속보와 독재 정치의 서막이 그 시기를 같이하며 권위적인 한국의 세계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강제 가시권 정비사업, 권위적인 방사형 도시 계획 등은 되려 민주적 항쟁의 목소리를 키웠고, 때는 1987년, 걷잡을 수 없는 시위와 많은 외신들이 지켜보는 시기에 독재 군부는 계엄령 대신 타의로 정권 교체를 행한다. 이에 민주주의 정권의 태초와 함께 88올림픽이 시작되었고 올림픽 진앙지에서의 이벤트들은 한 시대의 종말과 동시에 이룬 민주주의적 화합이었기에 더욱 극적이었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간 한국은 자본주의적 경쟁이 극심화 되며 이의 흔적들이 올림픽 진앙지에도 남게 된다. 올림픽 프라자 상가의 지상층 내부는 점포들만 잔류하고 주변 지상 광장은 자동차; 기계의 휴식공간으로 전락하며 더 이상 민주적 구심점이 아닌 자본주의적 디스토피아를 형상화한다. 유일한 도시민의 도피처인 성내천은 올림픽 프라자 상가의 지하층에만 연접하며, 지상층에서는 깊은 낭떠러지로써 도시적 경계를 더 짓누를 뿐이다.

이에 올림픽 프라자 상가가 방사형 도시의 무한한 시나리오를 형성하는 도시 구심점으로써 재기능하고자 한다. 이는 올림픽 프라자 건물을 기준으로 지상층의 걷잡을 수 없는 과포화 현상과 지하층의 도시 재생 가능성이 맞물리는 시점에 방사형 지하 도시를 통해 해결이 가능해진다. 도시의 지하 평면에 기능이 무실한 아파트 지하 창고, 플라자 지하 주차장, 올림픽 광장 등은 리노베이션의 당위성을 가지며, 지하철과 성내천은 도시적 유입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러한 실험적인 제안은 디스토피아적 현상에 대한 절망적인 해결책이 아닌 생각보다 합리적인 도시 공간을 가지며, 동시에 올림픽 도시가 겪은 시대적 가치와 문제들을 재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