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시 MARKETPO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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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현대 도시의 과제는 개발 이데올로기를 억제하고 균형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자본에 의한 재개발을 악한 것, 막아야할 무엇으로 보자는 언더도그마의 논리가 아니다. 체계 안에서 작동 가능한 대안적인 도시 형태에 관한 제안이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는 대안적인 제안으로서, 용적률 거래와 공동 개발을 통한 복합 블록화와, 현존하는 프로그램(시장)의 연대를 위한 수평적 메가스트럭처를 제시한다.

재개발이 도시 재생의 우세종이 된 것은 지금까지의 한국 도시 형태를 결정한, 건폐율과 용적률을 통한 지역 지구제의 영향이다. 도시적인 규모 아래, 장소성이나 역사성의 자리는 없다.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건물을 짓는 비용보다 그 후의 분양, 임대 수익이 높다면 재개발은 가능하다. 분양과 임대 수익을 결정하는 것은 건폐율과 용적률이며, 이는 근대에 고안된 지역 지구제에 따라 결정된다. 즉 지역 지구제에 따라 용도가 결정된 순간 해당 블록과 그 위에 세워질 건축물들의 형태, 혹은 광경scene이 결정된다. 운명이 결정된 블록 내에서 사회적, 계층적, 형태적 복합화는 요원한 일이다. 도시의 기능이 파편화되고 분열적으로 흩어지는 지금, 복합 형태 블록은 보행권 내에 모든 기능이 다발적으로 배치되는 도시를 위한 하나의 제안이 된다. 과거에는 건폐율, 용적률이 블록 내의 매스들을 결정지었다면, 이제는 매스들이 개별 필지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역으로 결정한다. 이를 위한 제도로 용적률 거래제와 블록 단위 공동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법규들이 적용 중인 영등포구의 필지에 가능한 광경을 선취해보고자 했다.

시장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지만 현대에서는 가상화되고 있다. 영등포청과물시장은 과거 활발한 소매 시장이었으며, 소비자와 상인을 연결하는 시장의 기능이 변화함에 따라, 도매의 기능을 키워가며 이에 대응했다. 영등포청과물시장은 도시적인 관점에서는 영등포구의 유통 시장적인 성격을 표상하는 인프라이자 생활 기반 시설이 되어야 한다. 복합 블록의 관점에서는 주민과 보행자, 방문자를 위한 소매와 생활의 기능, 상인들과 상품들을 위한 기능을 동시에 지녀야 한다. 상품과 상인은 이제 보행자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해 관계 맺지 않는다. 그들은 보행자에 의해 관조되고 재발견되어야 하는 낯선 오브제가 된다.

세운상가, 코벤트 가든 마켓 등의 메가스트럭쳐 건축물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경직성으로 도심 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방파제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용자들에게 장소성과 연대감을 제공한다. 이를 반영하면서 메가스트럭쳐의 부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을 단일한, 수평적인 선형 공간으로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