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집
‘뭐가 진짜 내 모습이지?’, 하루는 컴퓨터 앞에서 수시간 도면을 치다가 하루는 다음날 있을 공연 의상을 수선하고 있던 내가 문득 든 생각이다. 여러 가지의 일을 동시에 하다 보면 이처럼 정체성에 혼란이 오곤 한다. 한 사람이 가진 다른 모습들을 본캐릭터와 부캐릭터라고 부르곤 하는데, 때에 따라 상반되거나 예상치 못한 자아를 드러내는 것이다. [멀티 페르소나], 상황에 맞춰 자신의 안에 있는 가면을 꺼내 쓴다는 말로, ‘2020,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이다. 트랜드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난 현상으로서 현재와 앞으로의 경향임을 나타낸다.
이 트렌드를 바탕으로 미래에 새롭게 나타날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일지 유추해 보았다. 그 과정에 멀티 페르소나에 관해 세 가지 요소를 뽑아냈다. 첫 번째 요소로 가면을 지니는 ‘나’, 두 번째 ‘다양한 가면’, 마지막으로 알맞는 가면을 내밀게 해주는 ‘관계’이다. 세가지 요소 ‘나, 가면, 관계’를 ‘집, 구성원(자아), 공간’에 비유하였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담는 집으로 ‘다양한 자아들이 담기는 집’을 예상해보았다.
각양각색 자아들이 담기는 집 [예술가 가족의 집]
이 집은 다양한 자아들을 담기 위해 다음 3가지 조건을 충족하고자 하였다. 첫 번째, 상황에 따라 쓰임을 달리 할 유동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 예상하지 못한 공간이 펼쳐져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자아들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동시에 서로 결합이 가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