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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죽음이란 삶의 마침표와 같은 단어로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오게 되는 과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죽음과 삶의 경계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 경계에서 잘못된 지난 날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나를 찾아보는 시간 여행을 ’49제’라고 전해진다. 이 죽음과 삶의 경계를 불교에서는 ‘중유’라고 하며 죽음과 다음 새로운 삶을 받기 전 중간에 있는 영혼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영혼의 상태인 ‘중유’ 동안에 인간은 49일 동안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이 살아왔던 삶의 기어기 하나씩 지워져 가는 ‘망각’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나는 이 망각의 과정이 겪어왔던 삶이 아닌 또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망각’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찰나의 탄생, 즉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을 Instant라고 가정하고 반복적인 삶의 시작인 죽음을 Permanent라고 가정하여 탄생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여 망각이 이루어지는 컨셉적인 공간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죽은 자들이 또 다른 삶으로 가기 전에 망각과 윤회를 느끼게 해주는 시적이면서도 정적인 성찰의 고간을 통해 망각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공간’이 불교의 공사상과 맞물려 우리와 항상 가까이에 존재하지만 살아 있을 때는 볼 수 없고 죽어서야 나타나는 공간으로 존재한다. 컨셉적으로 망각이라는 것은 불교에서 인간이란 오온이 화합하여 쌓인 것으로 해석하는데 이 쌓여진 오온들이 이 공간에서 성찰을 통해 하나씩 버려지면서 기억이 잊혀져 가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이 공간을 통해 어쩌면 막연했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위로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