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835177_2b0_01
b835177_2b0_02
b835177_2b0_03
b835177_2b0_04
b835177_2b0_05
b835177_2b0_06
b835177_2b0_07
b835177_2b0_08
b835177_2b0_09
b835177_2b0_10
b835177_2b0_11
b835177_2b0_12
b835177_2b0_13
b835177_2b0_14
b835177_2b0_15
b835177_2b0_16
b835177_2b0_17
b835177_2b0_18
b835177_2b0_19
b835177_2b0_20
작품을 만든 거푸집, 관람객들이 지나간 흔적들이 잔상殘像처럼 남아있는 갤러리 스페이스이다.

본 스튜디오는 갤러리를 한 작가의 전 생애에 걸친 작업을 전시하는 1인 갤러리 스페이스로 설정하여 작가 1인을 설정한 후 그의 생애와 작품성향에 관해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예술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하고, 공간 자체가 예술작품으로서 존재하는 갤러리를 디자인하는 것이 목표였다.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주요 작업방법은 주물, 본 뜨기다. 건물의 내부에 석고나 회반죽을 발라서 본을 뜨고, 사물의 본을 뜨기도 한다. 이를 통해서 작가는 공간을 덩어리화하고, 내부를 외부로 뒤집어서 보여줌으로써 관습적인 인지과정을 뒤집고, 흔적과 추억을 담는다.

갤러리에 작가의 이와 같은 작업 철학을 담으려고 했다. 작가의 주재료인 석고를 사용하고 싶어서 석고로 갤러리를 채웠다.

갤러리의 비어있는 속성을 가진 공간은 채워서 공간의 덩어리화를 표현했고, 그와 반대로 갤러리 속 solid한 사람이 점유하는 공간은 솔리드로 설정하고 이 속성을 뒤집어서 비움으로써 관습적인 지각방법의 뒤집기를 표현했다.

공간과 공간을 잇는 부분, 즉 복도는 사람이 걷는 동작의 궤적 모양으로 만들었다. 동선은 사람들의 동작들이 축적되어져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시실 사이를 이동하는 사람의 걷는 동작 궤적 위에 석고를 부어 본을 떴다. 관람객들은 이 통로(동작의 궤적)를 통과하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가는 과정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마치 본 떠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실 같은 경우엔, 작가가 강조했던 주물과 오브제 사이의 공간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전시실 가운데에 전시물을 놓고 사방의 벽에 전시물의 거푸집을 놓아서 주물과 오브제 사이의 공간을 거닐도록 했다.

이 건물을 전지적인 시점에서 보는 사람들은 이 건물이 석고로 꽉 채워져 있는 걸 알지만 이 공간을 체험하는 관람객들은 벽 너머에 공간이 있는지 솔리드로 채워져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갤러리에 과하게 좁고 넓은 구멍과 긴 구멍들을 뚫어서 이 건물이 이만큼 뚫릴 만큼의 솔리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