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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온칼로는 핀란드어로 ‘은둔자’ , ‘숨겨진 곳’을 뜻한다. 깊이 500m, 길이5km에 달하는 이 시설은 핵폐기물을 저장하는 장소이다. 폐기물이 안정화되는 10만 년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온칼로의 목표이다.
폐기물의 포장과 지반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온칼로의 더 큰 문제점은 ’10만 년’ 과 ‘인간’ 이라는 변수이다. 인류에게 10만 년은 영원과도 같은 기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온칼로를 인류로부터 격리시키는 방법에 관해서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1. 영원히 기억하라
  2. 영원히 망각하라

‘영원히 기억하라’ 는 온칼로에 관한 정보를 수 천세대에 걸쳐 전달하는 방법이고 ’영원히 망각하라’ 는 온칼로의 존재자채를 묻어버리는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영원히 망각하라’ 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정보를 전달 할 때 언어, 문자, 기호, 상징을 사용하는데 이것들은 사회적 약속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태, 의미가 변하는 한계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후세 인류가 온칼로를 파헤친다면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인류가 남긴 위험표시를 후세 인류가 이해했더라도 후세 인류는 온칼로를 탐사하지 않을까? 위험표시가 호기심을 자극하여 무슨 위험인지 알아 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사유 끝에 나는 ‘호기심’ 이 가장 위협이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호기심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없앤다, 통제한다, 환기한다 3가지를 생각했고 환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즉, 아무 의미 없는 맥거핀이 호기심을 환기시켜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을 해결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는 것이다. 호기심지식차이이론에 따르면 호기심은 정보의 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적당량의 정보가 제공되어야 호기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3가지 스터디 모형을 만들었다.

 

첫번째는 규칙과 불규칙이다. 호기심은 정보를 접하고 알 듯 말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아는 것(규칙) 모르는 것(불규칙)이 혼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규칙과 불규칙이 서로 다른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직관적이고 보편적인 정보라고 생각했다.

두번째는 미싱링크이다.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를 조합하고 관계를 찾는 과정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 간의 관계를 상상하며 호기심이 심화된다. 설사 정보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도 상관없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반복이다. 맥거핀처럼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중요한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과 정보 사이에서 관계를 찾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

평면의 구성은 기둥을 규칙적으로 배열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배열된 기둥은 이미지를 이용해 불규칙적으로 없앴다. 미로처럼 평면을 계획했지만 기둥 사이로 사람이 지나 다닐 수 있어 미로의 기능을 무효화했다. 미로의 답이 되는 동선은 서서히 높아졌다가 서서히 낮아지게 배치했다.
전체적인 모습은 3차원 함수의 형상이며 규칙적이지만 기둥을 없애면서 불규칙성이 혼재되어 나타난다. 사이트의 불규칙한 레벨과 기둥의 규칙적인 레벨변화를 겪으면서 호기심을 유발한다.

 

대지를 걷는 사람들은 눈높이보다 낮은 기둥들을 보며 정보수집을 진행하고 기둥들은 어느새 자신의 키보다 높아지고 반복되는 경험으로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미로의 답 위를 걷는 사람들은 레벨이 서서히 높아지면서 구조물의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고 대지에서 느꼈던 호기심이 해결되는 것처럼 느끼지만 결국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호기심이 더욱 심화된 채로 대지로 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