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은 건축물의 기능 향상 및 수명 연장으로 부동산의 경제 효과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건축을 구현하는 방식으로써 바라볼 때, 시대적 상황과 변화와 연결 지어 생각해야 한다. 시대가 흐를수록 변화는 가속화가 되어가고 건축은 이에 대해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기존의 구조체는 남겨두고 기능의 변화를 통해 창의적인 보전을 해야 한다. 이 다음 세대에도, 100년이 지나도 새로운 사용자들이 고쳐 쓰고 가치를 재창조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이 소중한 것이며 무엇을 지켜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고민한다.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 아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주변의 풍경과 장소가 가지고 있는 가치 발견을 우선시한다. 면중초등학교의 경우 경사가 심하고 고도가 높아 시야가 트여 있고 자연환경이 접해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땅이 갖는 가치를 담아내어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만들어 내야한다.
반면, 초등학교의 내부 공간은 시간과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 면중초등학교의 공간구조는 일자형 복도에 의해 학생들의 동선이 한눈에 보이고, 강단을 전면에 두고 넓은 운동장 등 획일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일제강점기의 공간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공간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한 모습을 탈피하기 위해서 건물들을 파편화하고 작고 친밀한 단위를 형성한다. 넓은 하나의 운동장은 여러 외부공간으로 만들어지고 다양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 모두가 각자의 추억을 쌓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흩뿌린 작고 친밀한 단위의 볼륨들은 다양한 레이어를 만들어 내고 공간 간의 경계를 흐리고 자연스러운 시퀀스의 확장을 만들어낸다. 이 때 모호한 투과성을 갖는 사이공간들이 생겨나 기능이 한정되지 않고 원하면 언제든 접근 가능한 유연한 공간이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