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서 공간을 찾을 때, 수직과 수평 그리고 곡선과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이 부각되는 부위에 집중했다. 팔과 손이 곧게 뻗어있는 수직성. 등의 척추와 어깨뼈가 교차하여 주는 수직 수평의 십자 형태. 심장과 폐, 혈관과 어깨가 보여주는 아치형의 곡선의 형태들. 비정형적인 몸속에서 찾은 다양한 선들을 그리드를 통해서 2차원적으로 선과 면들을 생각해보았다. 그다음 그리드에 z축을 추가해 끊임없이 공간들을 재배치해보았다. 상상 속의 공간을 거닐면서, ‘Petra’의 ‘Siq trail’을 많이 떠올렸다. 장엄한 규모와 그 사이의 틈들이, 우리 몸의 미지함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콘크리트 모델을 만들 때 단순하면서도 효과를 줄 수 있는 틈에 집중했었다. 그렇게 비정형적인 몸속에서 찾은 수많은 곡선을 끝없는 재구성을 거쳐 정형적인 공간으로 왜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