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리 성요셉골목

b412044_4a0_01
b412044_4a0_02
b412044_4a0_03
b412044_4a0_04
b412044_4a0_05
b412044_4a0_06
b412044_4a0_07
b412044_4a0_08
b412044_4a0_09
b412044_4a0_11
b412044_4a0_12
b412044_4a0_13
b412044_4a0_14
b412044_4a0_15
b412044_4a0_16
b412044_4a0_17
b412044_4a0_18
b412044_4a0_19
b412044_4a0_21
b412044_4a0_22
b412044_4a0_23
Description

“1970년에 우리 아파트가 생겼는데 인왕산과 경복궁까지 훤히 다보였어, 하늘 아래 남산 외에는 걸리적거릴게 없었 어 ” – 주민 김정연 할머니

 

1970년, 중림동에 아파트가 생겼다. 중림시장이 열리는 청파로와 언덕 위 호박마을을 잇는 언덕길을 따라 땅과 같이 올라가는 아파트였다. 약현성당의 수익사업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민간인들에게 분양되었다. 약현성당은 이곳에 성요셉 아파트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고 1층은 상가, 그 위는 주거로 만들었다. 약현성당에서 성요셉 아파트라는 이름을 주고 만들었지만 이 아파트는 남쪽인 약현성당쪽으로 완전히 막혀있고 창문은 사람의 키보다 높은 곳에 나있어서 밖을 볼 수 도 없었다. 아파트는 북 쪽을 정면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약현성당은 성요셉 아파트를 성당을 세속과 구분짓는 경계 혹은 가림막처럼 사용한 것이다.

분양초기 아파트 아래에서는 조선시대의 3대 난전 중 하나인 칠패시장부터 명맥이 이어져온 중림어시장이 활발했다. 자연스럽게 시장 상인들은 성요셉아파트에 입주했고 아파트에는 많은 상인들이 거주했다. 그리나 시간이 지난 2019년, 성요셉 아파트는 단순히 낡아버린 아파트일 뿐이다. 1층의 상가시설들은 활성화 되어있지 않고 주민들을 위한 시설은 부족하며 아파트는 낡아버렸다. 하지만 이곳에는 아직 다양한 가능성이 남아있다. 시장은 규모가 줄어들고, 또 줄어들어서 명맥만 간신히 이어가는 중이지만 아직도 이 아파트에는 상인들이 남아있다. 이 곳에 그들의 50년 가까이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1층의 상가들은 주민들을 위해 사용될 준비가 되어있다. 이미 주변에는 다른 거주민들, 약현성당, 서소문 역사공원 주민시설, 회사건물 등 다양한 종류의 조직들이 분포한다. 성요셉아파트는 새롭게 바뀔 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이다. 약현성당은 성당을 분리시키기 위해 성 요셉아파트를 건설했지만 50년동안 약현성당을 묵묵히 지켜온 성요셉아파트는 이제 약현성당과 연결될 준비가 되어있다. 성당과 연결됨으로서 너무나 비좁아진 골목길이 성당의 정원과 연결되고 이미 활성화된 큰 길인 중림로와 이어진다. 연결된 성요셉 골목은 이제 변화를 필요로 한다. 주민, 회사원들, 보행자들, 관광객들 등 다양한 조직들과 접하는 성요셉 골목은 모두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변화를 통해서다. 고정된 하나의 프로그램(시설)은 특정 타켓만 이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까? 공간을 비워두는 것이다. 공간이 가변적이 되는 것이다. 평소에는 주민들이, 보행자들 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하지만 특정 목적에 맞게 그에 알맞은 공간으로 변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단순히 공간을 비워둘 뿐이라면 그 곳은 버려지고 쓰레기만 쌓일것이다. 비워진 공간은 단순히 비워지지 않고 항상 이용되며 목적에 맞게 바뀔 수 있다.

성요셉아파트는 이제 주민들과 보행자들 그리고 모든 이들을 위해 열려있는 공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