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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군기지가 위치한 후암동에는 여러 가구의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은 미군가족을 따라 한국(특히 용산구)에 살기도 하고, 꼭 미군가족이 아니더라도 기존에 먼저 들어온 친구, 가족을 따라 들어오기도 한다. 그들은 한국 옷을 입고 마치 한국인이 된 것처럼 살아가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본토음식을 좋아할 것이고, 그리워할 것이다. 그런 그들이 모여 하나의 단지를 이루고 그곳에선 그들의 음식, 그들의 특색이 묻어나는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들은 상층부에서 거주를 하기도 하면서, 낮에는 1층으로 내려와 그곳의 상권을 채운다. 누군가는 피자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누군가는 핫도그를 만들어 판매한다.

단지의 입구에는 한국에선 쉽게 구하지 못하는 식자재들, 음료들을 구매할 수 있는 마켓을 두었다. 그것은 고향의 향수를 찾아 방문하는 주변의 외국인들 뿐만이 아닌, 경험을 위해 방문하는 한국인들도 매료시킬 것이다. 그렇게 마켓에서 구매한 식자재를 들고 계단을 올라 위층의 음식점을 향한다. 이곳의 1층에 배치된 음식점들은 독립적인 음식점이 아니다. 그곳은 백화점의 푸드코트처럼 좌석을 공유한다. 그로 인해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들은 때론 건물을 넘나 들며 이 단지의 거리를 채우기도 한다. 그렇게 거리를 자연스레 지나다니는 종업원들은 방문자로 하여금 후암동속의 외국을 더욱 실감나게 하기도 하고, 음식의 냄새를 건물들 틈을 통해 외부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후암동속의 외국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내부와 외부의 반전을 표현하였다. 외부는 기존 사이트의 건물들이 가지고 있던 회색의 드라이비트, 조적조에서 나타나는 테두리보와 같은 입면을 최대한 유지한 채, 내부에는 기존 도시에서 흔히 보이는 직선이 아닌 곡선들로 구성하였다. 사이트내에는 기존 후암동주민들의 동선을 포함하기에 주민들이 지나다니며 경험하는 면들 또한 기존의 이미지를 보존하고자 하였다. 사이트가 전체적으로 동쪽을 향해 좁아지기에 사이트의 동측에는 원의 도형적 특징을 이용하여 그곳에 다다른 방문객이 후암동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좁다’라는 상대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좁지 않은 공간’임을 느끼도록 하였다.
이렇게 좁지 않은 공간을 의도하였지만, 절대적인 면적이 부족한 주거에서는 주방(Kitchen)과 Dining room을 단지의 중앙부 건물에서 공유함으로써 주거면적부족을 해결하고, 거주하는 외국인들 간의 커뮤니티는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추가적으로, 후암동의 주거 건물들은 전체적으로 낮고 밀집한 건물분포를 보인다. 그로 인해 마당이라는 공간이 존재하지 못한 건물들이 많고, 대부분의 주거에는 지붕공간이 그 집의 유일한 마당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집에서 가장 깊은 위계에 자리잡은 지붕이라는 마당을 [길-건물-지붕]의 위계에서 [길(Public)-지붕(Public + Private)-건물(Private)]의 위계로 끌어내려 건물간 지붕공간을 공유함으로써 넓은 마당공간을 확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