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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은 일생동안 끊임없이 공간을 선택한다. 과거 생명유지와 기초적 욕구의 충족을 위해 동굴이나 움막 같은 원시적 형태의 공간을 찾아 다니던 것을 넘어서, 현대인 또한 자신의 생활을 적절한 방식으로 투영시킬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 살아가려는 인간의 본능, 주관적 가치에 따라 일상을 반영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영구적이다. 생의본능은 공간의 능동적 구성과 다양성을 야기한다.

난민의 사전적 정의는 생활이 곤궁한 국민, 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곤궁에 빠진 이재민을 말한다. 난민촌은 위급한 상황의 난민들을 위한 임시 피난처이다. 각 나라의 정부와 국제 단체들에 의해 설립된다. 난민촌은 임시 시설이므로 반드시 폐쇄와 철거를 거친다. 이는 건축의 목적과 대비되는 난민촌의 역설적인 특징이다.
한편, 초기 위급상황이 해소되더라도 폐쇄와 철거를 거치지 않는 시설이 더러 있다. 그 중 10년이상, 오랜 기간 존재하는 난민시설이 있다. 나름의 유용성과 합목적성을 인정받아 존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위급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임시시설의 특성상 최소한의 생활공간만을 제공한다는 원시공간적 한계가 있다.

독일은 2016년 7월 난민통합법과 같은 정책을 통해 난민의 기초생활권을 보호하며 그들의 정착과 노동시장 진출을 장려한다. 난민보호를 위한 독일의 정책적 경향성은 제조업 중심의 독일경제에서 노동인구 부족에 대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국가 경제 성장에 이로운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베를린 소재 독일 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난민 수용으로 인해 증가하는 국내총생산(GDP)도 2025년에 이르면 2015년의 10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난민의 유입과 정착이 독일 사회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온다.

프로젝트 단위의 기획과 설계, 시공의 과정을 통해 생산하는 기존의 방식은 예측이 어려운 수요에 대한 공급 탄력성이 떨어진다. 주택이라는 대상을 방의 집합체로 간주하고, 인간의 신체 크기와 핵심적 공간인 침실, 주방 그리고 화장실의 평균적 치수를 고려하여 3m의 조립식 유닛을 설계하였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최소한의 공간단위는 땅에서부터 자유롭고 동적인 주거단위로 기능할 것이다.

빈곤은 자원이 된다. 단순한 규칙을 통해 거주자는 스스로의 필요, 여건, 욕구에 따라 자신의 집을 정의할 수 있다. 집을 정의하는 것은 욕망의 표현이다. 유닛-모듈로 설계된 공간은 거주자로 하여금 공간의 온전한 점유, 완전한 사용감을 준다. 따라서 그들은 집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관리에 힘쓸 것이다. 또한 수용소를 건설하는 물리적 행위는 난민 공동체를 하나로 모으는 원점으로 기능한다.

모듈의 규격은 가로,세로,높이 3m이며, 다음과 같이 규격화된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부품은 현장으로 조달되어 전문 인력이 아닌 비전문가의 손에 의해 조립될 수 있다. 해체된 유닛은 1톤트럭 1대로 이동 가능하며, 조립된 유닛 또한 트레일러를 통해 운반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지역까지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 사용된 유닛은 이후 해체-조립을 통해 다른 장소에서 재사용될 수 있다.
거주자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의 필요, 여건, 욕구에 따라 자신의 집을 구성할 수 있다. 조립된 정육면체들은 서로 연결되고 분리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주거 이외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