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ut! Salle, Salon de Cin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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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화, 콘텐츠와 플랫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영화, 영화관은 무엇을 캐치해야 할까?

 길지 않은 한국 영화사에서 영화관은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특별한 날에 종로나 충무로에 있는 영화관에 가서 특별한 추억을 쌓던 때도 있었고, 영화관이 전국으로 늘어나 처음으로 가족들과 영화관을 가던 때도 있었다. 대규모 상영관, 멀티 플렉스의 보급과 함께 영화관은 일상적으로 갈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었고, 이제 사람들은 손바닥 위의 화면으로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다.

 지금의 한국 영화계는 다양성 위기를 겪고 있다. 영화를 본다기보다 영화관을 간다는 말이 나오며,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관성적으로 영화 티켓을 소비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상업영화, 스크린 독과점 같은 단어들이 관객들에게 익숙해지고, 배급과 홍보에 지대한 힘을 실을 수 있도록 큰 투자를 받은 몇 개의 영화만이 영화관에 남아 있다. 관객들은 그런 거대 상업영화에 점차 무뎌져 점점 영화에서 흥미를 잃어간다. 그렇지 못한 영화들은 상영될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만들수록 손해라 개인의 돈을 투자해야 한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는 ‘팝콘과 당근케이크’에 비유되며 끝과 끝에 있다. 다양한 영화가 나오기 어려운 현실이다. 관객들은 어디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없고, 영화인들은 자신들의 돈을 투자해야 겨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현실에 지쳐가고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영화계를 위해서 영화의 공간은 어떻게 변해야할까?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 영화인들이 다양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그리고 그 둘이 서로 이어져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엮었다. 관객과 영화제작자가 만나는 것에 창작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시장의 개념을 적용했다. 대형 마트가 있어도 시장을 찾는 이유와 수제화 거리, 축산물시장 등이 존재하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영화를 보고 나오는 것에 그치는 경험이 아니라,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할 때 관객들은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영화관을 찾으며, 영화제작자들은 영화를 만들어갈 힘을 얻는다. 영화라는 것이 더 이상 손바닥 위에, 스크린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영화제작자들을 위한 중소규모 스튜디오들, 다양한 크기의 상영관들과 그 사이사이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교류공간들로 건물을 채웠다. 영화관을 들어가고,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를 보고 퇴장하는 단순한 시퀀스가 아니라 시퀀스 안에서 다양한 이벤트 공간들을 마주하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중심에 교류공간을 두어 모든 공간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도록 만들었다. 또한 영화관은 미술관과 같이 한번에 건물 전체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을 경험하기 때문에 각 동선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들 또한 조금씩 다르도록 배치하였다. 영화를 경험하러 여러 번 이곳에 오면 각기 다른 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다양성이 입면에 드러나면서 을지로의 골목 스케일에 맞게 건물이 적절히 분화된다. 영화를 보러 가다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도,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또 직접적으로 그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교류를 할 수도 있고, 영화에서 파생되는 2차 제작물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제작자들은 필요에 따라 제작 과정에 일반인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관객들이 한번에 몰려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머릿 속을 정리할 수도, 자신 또한 자연스럽게 관객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이 만든 영화를 관객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전달할 수 있고, 다양하게 전달할 수 있다. 관객과 제작자들을 위해 마련된 거실에서 그들이 꿈꾸던 순간이 실현되는 순간, 그들이 그려내는 삶이 한 편의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